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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记 나를 추억하다..

아파트 전세 이사 이야기

빨간빠박이 2019. 8. 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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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월세로 창문의 버티칼을 걷으면 술집과 그 옆에 보이는 두 곳의 노래방.. 아래층엔 고깃집, 옆은 막창집이 보이는 곳에서 살고 있다. 취객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오타바이 소리.. 창문을 열면 진한 고기 냄새.. 이번 겨울엔 어디서 쥐가 들어왔는지 세스코조차 잡지 못한 천장에 쥐가 돌아다니며 갉아먹는 소리를 내게 했던...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게 해 줬던 곳...

 

 집주인에게 이사를 할 것이라고 통보하고, 부동산 4군데에 방을 내놓았다. 4월에 내놓았는데 6월 말까지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더라.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았고, 오래된 상가건물을 누가 원하겠는가... 이대로 시간만 지나면 계약 종료인 10월까지는 살아야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

 7월 중순쯤에 부동산에서 건물주인이 바뀌었다고 연락이 왔었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집을 내놨는데 아무도 보러 오지 않으니 어쩌면 좋냐, 우린 당장 다른 집을 가길 희망하는데"라고 문의하니, 부동산에서는 그럼 계약 만기가 10월이니 그 때까지의 남은 월세를 다 내고, 이사 날 잔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집주인께 문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집주인이 옆집의 계약 종료가 8/9일이고 이사 간 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할 예정이신 것 같은데, 같은 시기에 나가면 두 집의 공사를 한꺼번에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부동산에서는 나에게 이런 개 X같은 이야기를 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보증금을 돌려줄 테니 계약일까지의 월세를 다 내고 나가라니... 따지고 보면 내게 유리한 부분이 없지만 상황을 이야기하고 한 달 만이라도 월세를 깎을 생각에 직접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집주인분께서는 부동산에는 그렇게 이야기한 적은 없고, 옆집 나가는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해주면 자기도 같이 인테리어 공사를 할 수 있으니 좋겠다고 이야기만 했다고 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진정시키고, 집주인분께 부동산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알려드리니 다시 한번 더 아니라고 하시면서 이사 갈 때까지만 월세를 내시면 되고, 이삿날에 잔금을 치러 주겠다며, 본인도 같은 시기에 공사를 하니 인건비 절감하고 좋지 않냐고 하시면서 걱정 안 하셔도 되니 집 알아보시고 연락을 달라고 했다.(참 좋은 분이다!!) 전화를 끊고 부동산에 전화해서 따질까 하다가 참고 넘겼다.

 

 9월에 출산인 와이프에게 부동산에 살고 싶은 아파트들 좀 구경하고 오라고 이야기하고 며칠 시간을 주어 둘러보게 했다. 와이프는 몇 군데 돌아다녀보고, 알아보는 지역을 넓힐 마음에 맘까페에 옆 동네 아파트 단지는 살기 어떤지 문의글을 시전했었나 보다, "저희 집 내놨는데 와서 구경해보세요 살기 좋아요"라는 맘회원의 댓글에 갔다 오더니, 금액도 나쁘지 않고 집도 좋다며 그 집을 가고 싶다고 했다. 

 하루 연차를 내고 와이프가 보고 와서 괜찮다고 한 집들을 먼저 같이 둘러봤다.(둘러보기 전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고, 아니다 싶은 집은 제외함) 그리고서 이제 내가 준비한 리스트들의 집 좀 보자며, 부동산별로, 아파트별로 전세매물 나온 곳을 전세금 조건이 맞는 곳으로 정리하여 100군데 정도는 출력해서 가져간 리스트들을 보여줬다. 중개업자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위치와 가격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을 보러 가자고 하니 며칠 전 계약됐다고.. 또 다른 곳을 보러 가지고 그곳도 마찬가지라고.. 이거 허위중고차판매 딜러하고 다른 게 뭐가 있나라고 생각이 들게 되더라... 실은 계약이 완료 됐는데 업데이트가 늦은 거라고... 그럼 리스트에 있는 것 중에 그럼 계약 완료 안된 곳들로 가보자 해서 몇 군데 가봤는데 와이프와 사전에 봤던 곳들보다 좋지 않았다. 계획은 100군데 돌아보고 최상의 적합한 놈으로 계약을 하려 했었는데.. 몇 군데 좋지 않은 곳을 보니 중개업자도.. 나도... 죄 없는 와이프도... 지쳐간다. 와이프분이 보신 데가 제일 좋은 곳이라며 그중에서 하나 선택할 것을 권유해줘서, 와이프와 상의 후 맘까페에서 알게 된 집에 위치는 내 맘에 들지는 않지만 내부 사정이 젤 좋았어서 최종적으로 그 집을 계약을 했다. 와이프가 그 집을 원하기도 했고, 맘께페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니.. 계약서 작성일을 정하고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가까운 은행으로 향했다. 

 

 작년에 와이프가 일을 그만두었기에, 주택도시기금의 신혼부부전용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연소득 조건이 되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쁜거지..) 주택도시기금에서도 조건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싶었기에 은행에서 직접 물어보니 신용대출이 1억이 더 있어도 원하는 금액만큼 가능하며 심사도 무사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출서류를 다시 안내해 주었다. 

 

 아파트 전세 계약서 작성 당일, 특약사항을 임대인과 임차인 관점에서의 내용으로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총 25가지나 프린트물로 준비해서 계약서 작성 1시간 전에 중개사 분과 상담을 했었다. 중개사분이 뺄 건 빼고.. 조금 수정할 건 수정해서 내용을 이야기해준다. 나보고 꼼꼼하단다. 하는 일이 그러다 보니 성격이라 미안하다고 했다. 계약서 작성 시간이 다가오고 계약에 관한 여러 내용들을 서로 확인하고 계약서 상에 특약사항들을 기재했다. 계약은 홈그라운드인 임대인 측의 공인중개사 사무실로 가서 진행했다. 

 

 잔금 지급일인 오늘 출근 중인데 7시 10분쯤에 은행에서 문자가 온다, 대출이 실행되었다면서... 8시에 KB국민은행에 전화해보니 문자는 갔지만 아직 은행 영업점이 업무 시간이 아니기에 임대인에게 아직 입금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10시쯤 임대인에게 입금되니 그때 확인 다시 해 보시라고... 집주인에게 10시 반쯤 확인 해 보니 받았다고 해서 나머지 잔액도 보내주었다. 대출 외의 잔액도 바뀐 건물주분께서 잔금지급일 하루 전에 보내주셨기에 아무 탈 없이 잔금 지급을 다 마쳤다. 집만 좋았어도 바뀐 건물주분 그 집에서 살았을 수도.. 

 

 지금은 난 출근해 있고, 와이프는 예약해둔 청소업체에 청소를 부탁하고 처형과 함께 있다. 금일 퇴근 후 난 휴가기간에 박스 처리해놨던 이삿짐을 밤 12시까지 옮기고, 내일 오전 7시에 오는 1톤 용달차량과 함께 중량물 짐을 옮기면 이사가 최종 마무리된다. 마지막까지 무탈하게 이사가 잘 진행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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